제주한달살기

35일 차 (높은오름, 아끈다랑쉬오름)

여디디아 2026. 5. 7. 00:13

높은오름

입구에 있는 표석 (들어가는 길이 없다)

높은오름

한참을 들어오니 공동묘지 옆에 파란 건물이 있다

오름이라고 쓰였나?

입구(공동묘지 사이)

계단

경사가 있는 계단

정상(산불초소)

분화구

돝오름이 보인다
월정리

성산일출봉과 우도

 

아끈다랑쉬오름

분화구

 

높은오름

 

언제쯤이면 이양의 낭랑한 목소리로 안내할 내비가 등장할 것인가.

김씨 성을 가진 멍청한 내비가 아름답고 평화로운 그야말로 천사 같은 내 입에서 쌍욕을 만들고야 말았다. ㅠㅠ

높은오름을 안내하라고 명령했고, 3분의 2 이상이 왔는데 자꾸만 이상한 길로 안내를 한다.

백약이와 아부오름이 근처에 있고 두번이나 방문했었던 돝오름이 눈앞에 보이는데, 멍청한 김양이 자꾸만 송당리를 돌게 만드는지, 나를 돌게 만드려는 것인지, 같은 자리를 뱅뱅돌다 결국 구석진 곳에 주차를 하고 다시 목적지를 봤다.

맙소사!!

멍청하고 돌대가리를 가진 김양이 대흘6길 숙소를 가리키고 있었다는 것이다.

'도대체 언제쯤 이씨 성을 가진 내비가 등장할 것인가, 똑똑한 이양이 너무나 그립다'를 입밖으로 읊으며 나도 모르게 뛰쳐나오려는 쌍욕을 참았다.

그리고..

20분에 도착할 높은오름에 40분을 지나 도착했는데, 높은오름이란 표지석은 당당하게 나를 치뜨고 바라보는데

무장공비도 뚫지 못할 철조망과 나무들로 가득 차 있어 참고 있던 그 ㅆㅇ을 기어히 뱉어내게 한다.

 

인터넷으로 확인하니 한참을 지나 공동묘지 사이로 난 길로 들어가라고 한다.

공동묘지가 제주앞바다의 반 만큼이나 커다란 곳에, 홍해의 기적처럼 오솔길이 있고 앞서간 이들의 발자국이 남긴 흔적을 따라 올라가기 시작했다.

'경사가 심하고 오르기가 어렵다'는 후기를 읽은터라 나름 각오를 하고 시작했는데, 백록담, 높은노꼬메를 오르고 난 후여서일까,

헉헉거리긴 했지만 속엣 것이 나올만치 힘들지는 않았고, 생각만치 멀지도 않았지만 경사는 심했다.

 

정상에 오르니 노란 개민들레가 칭얼거린 나를 놀리기라도 하듯이 한들거리며 반기고, 생각지도 못한 분화구가 커다란 입을 벌려 나를 안아주는 듯하다. 분화구 둘레를 한바퀴 걷고나니 마음에 끼었던 먼지들이 나도 모르게 걷어지고 들꽃처럼 고요하고 이쁜 마음이 들어온다.

무엇보다 높은오름을 걷는 내내 환한 길과 초록초록한 잎들과 파란하늘과 밝은 해를 바라볼 수 있어서 좋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성산일출봉과 우도, 그리고 이번 여행에서 알게된 돝오름이 눈앞에 있으니 마음속에 초록잎이 들어와 살랑이는 듯하다.

 

아끈다랑쉬오름

    

다랑쉬오름의 동생이라고 하기엔 너무 작으니 자녀라고 부르면 어울릴까?

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아끈다랑쉬는 아담하고 아직도 늦가을인듯이 부서지는 억새가 봄바람에 비틀거린다,

아끈다랑쉬를 만나려고 길을 건너 갔지만 흔하디흔한 이름표나 표지판도 없다.

입구는 잎이 우거져 덤불을 이루고, 덤불속에서 가시가 튀어나와 몸을 움추리게 만든다.

 

금방 분화구가 있는 정상에 오르니 아직도 겨울을 지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마른억새가 서걱거리며 몸을 부비고 바람이 불 때 마다 서로에게 몸을 부비는 소리가 요란하다.

작은 오름이지만 분화구는 분명하여 오름의 역할을 다하고 분화구 둘레에도 서운하지 않은 발걸음들이 지나가 나도 그 발

걸음 위에 내 발자국을 얹었다.

누군가 길을 잃지 않고 잘 걸어가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몇년 전 남매들이 와서 영화촬영을 하듯이 사진을 찍느라 난리법석을 피우던 그날이 문득 그립다.

앞으로 그런 날이 또 얼마나 있을까.

 

지금, 괴롭고 아프고 힘들지라도 언제인가 그리움의 시간이 될 것임을 알기에 더욱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