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두 아내 (상/하)

여디디아 2021. 6. 4. 11:11

 

두 아내(상/하)

 

정소성 / 문예바다

 

 

한국전쟁에 대한 책은 오랜만이다.

더구나 소설의 무대가 이북인 것은 거의 처음인 듯하다.

 

함흥 석막동 대지주 한만구 댁에서 소설은 출발한다.

한만구에게는 두 명의 머슴이 있는데 상머슴 박달수와 곁머슴 김떡쇠가 그들이다.

한만구는 아들이 셋 있는데, 첫째 철준은 조국을 해방시키는 방법으로는 공산주의 세력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신념으로 청년시절에 북만주로 간 후 소식이 없다.

둘째 아들 철우는 청진 의대생이며 소설의 주인공이다.

 

소설은 6.25 사변을 겪으면서 살아내는 이야기다.

'자신의 뜻대로가 아니고 전쟁에 밀려서 살아져 간다'라고 할 수밖에 없는 삶이며 생이다.

한교리댁의 머슴 박달수와 김떡쇠는 시대가 바뀌어 지주들이 처형당하는 상황에서 그들의 주인인 한만구와 그들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평소 한만구는 머슴들의 자녀들을 자신의 자녀들과 같이 대우하면서 공부를 하게 하고 인간적인 대우를 한다.

그런 주인을 배반하지 않는 머슴들의 의리가 돋보인다.

 

청진 의대생인 한철우는 김떡쇠의 딸인 희애와 사랑에 빠지게 되지만 전쟁은 청춘남녀의 사랑을 그냥 두지 않는다.

박달수와 최헌의 관계, 그리고 김일성과의 의리로 인하여 박달수가 전쟁 중에 북한에서 부부장의 자리에 들어서고 한철우는 무산탄광으로 끌려간다.    

탄광에서 무참하게 살아가는 철우에게 박달수는 자신의 딸인 박가영과의 혼인을 성사시킴으로 한철우를 탄광에서 빼낸다.

 

전쟁 중 한철우가 서울로 출장을 오게 되고 출장 중에 전쟁은 더욱 치열해져 남과 북이 영원히 돌아갈 수 없는 휴전이 되는 상황에 이른다.

피난 민속에 떠돌던 철우는 대구와 부산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한국에서 자리 잡은 김 떡쇠를 만나게 되어 안정을 찾고 첫사랑인 희애와 재혼하게 된다.

 

한철우, 박가영, 김희애.

유년시절 한 집에서 보냈던 이들은 전쟁 속에서 한철우의 아내가 된다.  

북한에 두고 온 아내 박가영에 대한 죄책감에 허우적거리던 한철우,

첫사랑 김희애에 대한 죄책감에 헤매던 한철우를 탓할 수는 없다.

 

'철우가 보건대 남녀관계란 근본적으로 성이라고들 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닌 듯했다. 인간은 근본적으로 이기적인 존재이지만, 그들의 본질이 그러하기에 또한 이타적일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란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라도 남을 사랑하지 않으면 안 되는 존재이다. 남을 사랑하는 것이 결국 자기를 사랑하는 방법이 되기 때문이었다'(p.151)

 

'전쟁이란 원래가 계집 뺏기 싸움이었지. 그게 세월이 흘러 땅 뺏기가 되고 이어서 사람 죽이기 싸움이 된 게야'(p.223)

 

소설은 전쟁 중에서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의 '살아내기' 이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사랑이야기'다.

두 아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철우의 인간적인 면모가 높이 평가된다.

 

무산과 청진과 회령,

'상'권에서 북한 사투리를 함께 사용하였는데 늘어지는 발음 탓에 집중이 되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길게 늘어지는 발음 때문에 소설의 맛을 떨어뜨리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하'권에서는 남한의 생활을 그렸기 때문에 사투리가 길게 늘어지지 않아서 책의 재미가 느껴진다.

 

전쟁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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