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에티켓
롤란트 슐츠 / 노선정 옮김 / 스노우폭스북스
롤란트 슐츠는 독일의 저널리스트이다.
저널리스트라는 특권으로 뮌헨대학 의과대학 도서관에서 죽음에 관한 책들을 찾아 보았지만 죽음에 대한 책은 거의 전무했다고 한다.
죽음에 대한 모든 것이 궁금했던 저자는 죽음의 과정에 대한 9페이지의 내용을 읽은 후 직접 글로 써보기로 했다.
인간이 죽으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죽음은 언제 시작되는가?
죽음의 길은 어떤 경과로 진행되는가?
그리고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그래서 저는 죽음을 찾아 나섰고 죽음 이후에 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p.245)
이 책은 사람이 태어나서 누구나 맞이하게 될 죽음에 관한 내용을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분명한 것은 영과 혼 그리고 육으로 이루어진 사람이지만 책이 그려내는 것은 오직 육(肉)적인 죽음을 말한다.
지금 주변에서 함께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 중의 한 사람, 그 사람에 대한 죽음을 자세히 들여다 보며 그로인한 주변사람들의 모습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모든 것, 죽음의 에티켓
1. 어쩔 수 없이 우리 모두 죽어가고 있습니다
2. 마침내 죽음이 왔습니다
3. 살아남은 사람은 뭘 어떻게 해야 할까요?
4. 모두를 위한 뒷이야기가 있습니다.(나 그리고 당신의 죽음)
'죽음의 에티켓'이란 책 제목을 보고 구입을 했는데 막상 읽으려니 멈칫해진다.
글일 뿐이라는 생각으로 책을 펼쳤지만 마음이 무겁고 어딘가 개운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책장을 넘길수록 '나의 불안함이 무엇이었으며 머뭇거리던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알게 되었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죽음에서 '나'만은 예외라는 생각을 가지고 하고 있다는 사실에 나 또한 그러함을 인정했다.
공평하게도 인간은 누구나 한번은 죽음에 이른다.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의 모습,
죽음을 애도하는 방법,
죽음 후에 이루어지는 일과 처리해야 하는 일을 자세하게 기록했다.
우리는 모두 영원히 살 것 처럼 노후에 대한 준비는 하면서도 죽음에 대한 준비는 하지 않고 살아간다.
그것이 아마 '나'만은 죽음에서 예외일 것이라는 착각일 것이다.
저자는 할머니, 청년, 아이의 죽음을 직접 체험하며 글을 썼다고 한다.
할머니와 청년과 아이의 죽음엔 슬픔이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람의 호흡이 끊어지는 순간 일상적인 죽음이라고 여기지만 완전한 죽음이란 장례식과 매장 그리고 이어지는 호적에서의
사망이라는 글씨가 적히는 순간까지 라고 한다.
죽는 본인은 알지 못하는 장례식의 모든 예식 절차와 매장지와 장례 방법, 이후에 남겨지는 유서의 처리과정과 남은 물품의 처리 등.....
저자는 이후의 일들에 대한 것을 준비하는 것이 죽음의 에티켓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의 죽음이었던 적이 없을 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p.234)
누구도 이 세상에서 영원히 살 수는 없다.
노후준비를 하듯이 죽음 이후의 준비도 해야 하는 것이 할 일이다.
나의 장례식이 이랬으면 좋겠고, 나의 매장지가 어디였으면 좋겠고, 나의 기억이 이랬으면 좋겠다는 준비를 해둠으로
어느 날 도둑처럼 임할 나의 죽음 이후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과 이어지는 절차 그리고 남은 사람들의 슬픔과 그 슬픔을 이겨내는 방법 등
생각하지 못한 자세한 내용들이 잘 설명되어 있다.
죽음,
어쩌면 피하고 싶은 일이지만 분명 우리가 알아야 할 일이고 준비해야 할 일이다.
죽는다는 것이 남의 일만이 아니고 나에게도 찾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