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터키여행을 마치며...

여디디아 2019. 7. 26. 18:31

 

 

 

 

 

 

 

 

여행을 마치고 죽은 잠 같은 밤을 지나고보니 가장 먼저 무사귀환을 축하한 곳은 현대해상이다. ㅋㅋ

아무렴요, 53,000원이 공중분해 되었지만 무사히 돌아왔으니 감사할 밖에...

 

이렇게 먼 거리를, 긴 시간 동안 여행한 것은 처음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들추지도 못하던 여행을 하고나니 뿌듯한 마음이다.

 

넓은 땅의 터키는 이동 시간이 많았지만, 이동시간 중에 보이는 자연이 황홀할만치 아름답고 멋져 피곤한 줄도 몰랐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올리브는 '누가 딸 것인가' 싶어 내내 궁금했고, 그 많은 올리브가 세계 곳곳에 팔려나갈 것을 생각하니 올리브나무 주인이 된 듯한 착각에 든든하기 까지 하다.

드넓은 밭에 심겨진 목화와 해바라기는 끝이 없이 이어져 터키에서 나오는 면(綿)의 퀄리티를 알게 하고, 터키인들이 즐겨 먹는다는 해바라기씨를 위한 해바라기 꽃밭도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토러스산맥을 넘을 때의 감동은 말할 수가 없다.

800고지가 넘는 산맥이 한없이 이어지고 바위들로 이루어진 산에는 생명력을 자랑하듯이 푸른 나무가 우두둑 자라고 있다.

풀과 꽃이 없어서 듬성한 바위들이 어쩌면 등산객들을 불러 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기도 하지만, 바위로 이루어진 산을 자꾸만 오르고 싶은 나는 발과 다리와 엉덩이가 근질거린다.

 

세명의 친구들이 환갑을 맞이하고 경자권사는 동생이다.

언니들은 돌아오는 날까지 멀쩡한데 동생이 자꾸만 비칠거려서 마음이 쓰인다.

매일 페이스톡으로 양집사님과 지혜와 통화를 하는 모습을 보니 환갑이 되기에는 아직도 멀었음이 분명하다.

 

매일매일 바뀌는 호텔의 식사는 나를 들뜨게 하고 흥분하게 하고 살을 찌게 만들었는데 영숙이와 미환인 터키 특유의 향으로 인해 식사를 하지 못해 나를 안타깝게 한다.

좍~~ 펼쳐진 올리브와 치즈, 달디 단 과일의 과즙과 싱싱한 채소들과 갓 구운 빵..

일주일을 먹어도 질리지 않은 나는 그새 2kg이 쪄서 다이어트에 들어가야 하는데 영숙인 3kg가 빠졌다고 하니 뭔 설명이 필요한가!

여행 중 가장 기대가 되고 즐거움을 주는 것이 호텔에서 나오는 수십가지의 음식이 아닌가!! 암만!!

 

여행을 하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이번여행은 더 특별하다.

33명의 인원 중에 경상도 분이 반 이상이 되고, 기독교인이 또 반 이상이나 된다.

포항, 대구, 양산, 부산 등에서 오신 분들이 많아서 마음이 한결 편안하고 즐겁다. 때론 친정에 온 듯한 기분이기도 하다.

모든 분이 예의를 지킴으로 지각을 하거나 말썽을 일으킨 분이 한 분도 계시지 않아 일정에 조금도 무리가 없었음도 감사하다.

 

여행에서 가이드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달은 여행이다.

장 기훈 이란 가이드인데 그의 박식함에 혀를 내둘렀다.

젊은데도 불구하고 조금도 경솔하지 않으며 터키에 대한 모든 것, 한국과의 관계, 세계에서의 역할까지,

단 하나도 소홀하지 않고 장시간 동안 지루하지 않게 설명을 함으로 여행의 참된 묘미를 느끼게 한다.

연극영화과 출신이라 올해 안에 한국으로 돌아와 5년 안에 나타날 것이라는 그의 호언장담이 꼭 이루어지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매일 아침 칼럼으로 시작하여 음악까지 선물하는 정성과 가이드로서의 자질과 따뜻한 마음과 겸손한 자세와 해박한 지식이 그 사람의 인성을 엿보게 한다.

정말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

 

함께 여행을 한 사랑하는 친구 영숙, 미환, 경자!!

때로 어리석고 못난 모습조차 품어 주며, 어리버리하여 늘 열려 있는 가방을 채워주며, 옷매무새를 다듬어주며,

방향을 잃고 헤매는 나를 안전하게 인도해주는 귀한 친구들..

그들이 있기에 여행은 더욱 풍성하고 행복하고 즐거웠음을...

 

'여행이란 돌아가기 위함'이라던 가이드의 말 처럼 돌아온 곳은 여전히 따뜻하게 나를 기다렸다.

돌아올 곳이 있기에 떠날 수 있고, 또다른 여행을 꿈꿀 수도 있음이 감사하다.

 

긴 여행 동안 동행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함께 한 친구들과 매일 기도하며 기다려 준 사랑하는 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더욱 열심히 살아 갈 것을 약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