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내교회는 1년에 두번씩 새생명전도축제를 한다.
5월엔 다음세대를 위한 주일학교전도축제가 있고 10월엔 장년들을 위한 새생명전도축제가 있다.
다음세대를 위한 전도축제는 9시 본당에서 초등1,2,3부가 함께 예배를 드리기 때문에 1년에 한번 1부 샬롬찬양대가 공적으로 찬양대를 쉬는 특별한 날이기도 하다.
찬양대를 서지 않는다고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마음놓고 다른 곳에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날이기도 하여 나는 은근히 기다리기도 한다.
그리하여 언니와 동생과 함께 모처럼 수안보로 향하는 길은 날씨조차 청명하고 쾌활하며, 고속도로까지 환하게 길을 내어준다.
토요일 오전근무를 마치고 동생부부와 큰언니가 점심시간에 맞추어 도착을 하여 평내에서 뜨고 있는 맛집 그라찌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각자 다른이름의 파스타와 사장님이 서비스해 주신 샐러드로 입맛을 한 단계 업시킨 후 커피를 손에 들고 수안보로 향했다.
수안보공무원 연수원에 짐을 풀고 덕주사로 들어가는 계곡이 아름답다며 제부인 선서방이 우리를 인도한다.
덕주사로 향하는 길목에 들어서기도 전에 세 여자의 입에서 '좋다, 너무 좋다, 이쁘다, 정말 이쁘다;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위로 떠다닌다.
계곡을 따라 덕주사로 향하는 오솔길에서 이제는 썬그라스를 끼어야 할 때임을, 더 많은 곳을 더 넓게 가려야 할 때임을 강조하며, 큰언니를 앞세우고 몸을 숨기면서 촬영하기에 바쁘다.
그리하여 주름도 가리고 뱃살도 가리고 굵은 허리도 감추었지만 때가 되니 다 드러나더란 사실이다.
물론 나에게만 해당된다는...
덕주사에서 영봉으로 오르는 길은 등산로이다. 황토흙과 돌들이 깔린 오솔길위로 푸르러가는 초록의 잎들이 몸을 바쳐서 우리에게 그늘을 만들어준다. 오월의 찬란하고 무서운 햇빛을 나뭇잎들이 가림막이 되어 우리를 더욱 행복하고 즐겁고 그리하여 나폴거리게 한다.
미륵사지까지 오르기로 했는데 가다보니; 마애여래입상(磨崖如來立像)까지 오르게 되었다.
마애여래입상을 바라보며 작은 사찰에 들어서니 응향각(凝香閣)이라는 절이 있고 스님과 등산객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우리가 들어서자 스님이 커피드시라며 끓는 물과 믹스 커피를 내놓으시고, 糖을 보충하라며 사탕과 비스킷을 내놓으신다.
하루에도 수십명씩 등산객이 오르내릴텐데 다과를 대접하시다니 놀랍고 배워야 할 점이 아닐까 싶어진다.
커다란 바위에 새겨진 마애여래입상을 바라보고 감로수라는 물을 마시니 어릴적 시골에서 마시던 우물물의 맛이다.
사찰의 여러곳을 둘러보며 아래를 내려다보니 경관이 수려하고 멋지다.
시원한 물과 달달한 물과 그보다 더 달달한 스님의 미소와 마음을 얻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진정 감사한 마음을 남기고 돌아서서 내려오는 길에서는 많은 것들을 돌아보게 하고 깨닫게 한다.
올라갈 때는 2시간이 걸렸지만 내려오는 길은 1시간이면 충분하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정상인 영봉까지 올라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덕주사 입구에서 두부전골과 도토리묵무침을 언니가 대접했다.
방금 뜯어온 상추의 싱싱함과 아침쯤에 만들었을 두부의 고소함, 갖가지의 버섯이 우려낸 국물 맛에 취해 일어서기도 벅찰만치 먹었으니, 얼마나 어리석은 인간인가 말이다.
연수원에 도착하여 탁구를 치자고 했는데 배가 불러서 움직일 수가 없다.
수안보가 가진 특별한 온천수에 몸을 담그고 세 자매가 엄마를 추억하며 슬금슬금 눈물을 훔쳐낸다.
온천욕을 즐기고 땀에 절인 옷을 세탁하고 소백산막걸리를 한잔씩 하는데 톡 쏘는 맛과 달콤한 맛에 한잔 반을 마시고나니 정신보다 몸이 먼저 취하여 비틀거리게 한다.
몸이 비틀거리는 것 만치 마음은 행복함으로 휘청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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