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러그를 시작한지가 몇년이 되었을까.
햇수만큼 친구가 많지 않은건 나름의 생각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친구로 등록된 분들은 몇 년간이나 변함없이 우정을 나누고 있다.
온라인이란 것이 잘 활용하면 유익한 공간이 확실하지만 잘못하면 큰 낭패를 당할 수 있는 위험한 곳이기도 하다.
감사하게도 나와 친구를 맺은 분들은 모두가 위험인물이 아니어서 감사할 뿐이다.
구미에 살고 있는 하야니권사,
고향 까마귀라서 마음이 갔고, 예수믿는 사람이라 더 믿음이 간 것이 맞다.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세월도 많이 흘렀다.
밝고 쾌활하며 여행을 즐기는 하야니여사의 삶이 부럽기도 했다.
국내를 돌아 해외까지, 사흘이 멀다하고 여행을 하는 것이 얼마나 좋아 보이던지.
대리만족을 느끼기도 했었다.
그런 하야니가 갑자기 원치 않은 병으로 고생하고 있다.
큰수술을 하고 몇 차레에 걸쳐서 항암을 하며 병과 싸우는 모습이 너무나 안쓰럽고 안타깝다.
아산병원에서 수술 후 동생과 함께 병문안을 감으로 첫만남이 이루어졌다.
환자임에도 밝은 웃음과 솔 이상의 목소리가 다행이었다.
수술 후 항암휴유증으로 힘들어하는 모습과 예상치 않은 증세로 병원에 실려가는 모습을 보며 제발 아프지 않고
고통이 없어지기를 기도했지만 고통과 아픔과 저림과 숨참이 병의 모든 과정임을 어찌할 수가 없다.
항암치료차 입원했을 때 다시 동생과 병원을 찾아 동생이 이쁜 모자를 선물하고 나는 병상에서 읽을 책을 건네며
그 사이에 변한 모습을 애써 태연하게 만나고 돌아왔다.
내일모레부터 이어질 항암치료를 위하여 경기도 광주 지인의 집에서 며칠을 묵게 되었다는 소식에 동생과 함께 광주로 달렸다.
이렇게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덥다. 너무 덥다"인데 하야니권사는 춥다며 긴 옷을 서너개 껴입고도 모자라 얇은 점퍼까지 걸치고 스카프까지 둘렀다.
우리를 만나는 기쁨으로 잠시 아픔도 잊은채로 달려나온 하야니권사를 보니 지난번 보다 많이 야위었고
곁에서 걸음걸음 보살피는 남편 역시 몰라보게 살이 빠짐으로 고통을 가늠하게 한다.
얼마나 힘이 들고 고통스러운지, 짐작으로서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
광주에서 유명하다는 황금알에서 오리백숙을 먹고 휘영청이라는 전통찻집에서 전통차와 대추차와 곁들여 나온 떡과 과자를 먹는데 환자에게는 중국음식과 떡은 금물이라고 한다.
여전히 밝은 웃음으로 나보다는 남을 배려하며 오가는 길을 걱정하는 하야니,
이젠 완벽한 공주가 되었다며 이전에도 남편바라기였는데 이제는 아이가 엄마를 찾듯이 남편만 찾게된다는 말에 마음이 아리다.
남은 항암치료 잘 받을 수 있도록 몸의 모든 기능들이 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내가 알지 못한 이름의 모든 수치들이 정상으로 돌아와 어려움이 없기를,
아프고 힘든 순간들을 잘 견디어줌으로 속히 완쾌하기를 기도할 뿐이다.
속히 완쾌하여 가을에 금오산에서 만나자는 약속을 지켜주길 바래.
그때 서방님께서 소(牛)라도 잡으시겠다던 약속도 잊지 않으시길 바랄께.
좋은 친구가 곁에 있음이 늘 감사한 나의 마음을 또한 잊지 말기를 바라며...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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