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 중 가장 의미가 깊은 곳이다.
섯알오름,
이름도 들어본 적 없는 오름이지만 4.3사건을 들여다보면서 섯알오름을 알게 되었고,
마침 송악산둘레길과 산방산을 엿보던 터이기도 하고, 잔인한 제주의 4월의 슬픔을 들여다보며 마음으로나마 위로하고 싶기도 하고 그들의 슬픔에 마음을 가만히 내려놓고 싶기도 했었다.
안내판에 쓰인 글을 읽으니 그 날의 참혹했던 실상들이 참담하게 그려진다.
겪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슬픔이, 곳곳에 배어 있어서 눈이 닿는 곳마다 눈물이 먼저 내려 앉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쁘게 단장되어 있어 죄 없는 사람들의 어이없는 죽음이 더욱 서럽게 다가든다.
비석에 적힌 시를 읽으며, 안내판의 설명들을 읽으며, 아니 읽기도 전에 목이 메이고 눈물이 차오르는 것은
내가 엄마이기에, 딸이기에, 국민이기에 느끼는 마음이 아닌가 싶어진다.
참된 슬픔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이 먼저 앎으로 눈물을 흘려주는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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