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춘천으로^^*

여디디아 2015. 7. 10. 11:38

 

 

 

 

 

 

 

 

 

 

 

 

 

 

 

 

 

 

 

 

 

 

 

 

 

 

 

 

 

 

 

 

 

 

 

 

 

 

 

길고 애타게 기다리는 비는 소식만 전한채 인색하기만 하고, 기다린듯이 칠월의 땡볕은 청포도를 익게 하기 위함인 것처럼 사정없이 내리쬔다.  가만히만 있어도 머리카락을 태우고 그 속에 든 돌멩이도 태우고 가느다랗게 이어진 전선줄마져 태워버릴 기세이다.

수요예배후 찬양연습을 하는데 '까똑 까독' 거린다.   

순천으로 이사한 정심이가 올라왔다고 급히 전하는 소식이 번개처럼 빠르다.

남은 연습시간을 형임이와 소곤거리다가 연습을 마치기 바쁘게 빛의 속도로 효성아파트 커피볶는 집으로 달렸더니

영숙이와 정심이와 경자가 시원한 커피를 마주하며 반갑게 우리를 맞이한다.

같은 교회에 있다고해도 서로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많지 않고  예배중에 눈맞춤을 하고 예배가 끝나면 돌아서며 손을 한번 흔들고 의미심장한, "말로 하지 않아도 내 맘 알지?"의 눈인사로 헤어진다.

그러다보니 순천에서 올라오는 정심이를 만나는 시간이 우리가 함께 모여 폭풍의 수다를 떨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섯명이 모여서 커피를 마시고 쥬스를 마시고 살이 찐다며 엄살을 피우면서도 입으로는 와플에 생크림을 찍어 넣고 있자니 회식까지 마친 현숙이가 들어선다. 

밤 11시가 되어도 끝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아쉬어서인지, 함께하는 시간이 좋아도 너~~무 좋은 이유인지, 

내일 한바탕 바깥바람을 피워보자는 거룩한(?) 의견에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마음이 먼저 달뜬다.   

서울투어냐, 춘천투어냐 하다가 결국 춘천닭갈비와 춘천투어를 하기로 하고 집으로 향하는 길은 이미 수요일은 밀어내고 목요일의 첫시간이 우리를 맞이한다.

 

11시38분 청춘열차를 예매해 둔 경자덕분에 오전이 바빠진다.

매르스니 어쩌니 여름이 되기전부터 한가하던 사무실이 오늘따라 장날이다.

아침부터 명함에 전단지에 현수막에...  아무래도 맨날 놀러간다는 소문이나 내야할까보다.

급한 것들을 처리하고 친구들과 합류해서 춘천으로 달리는 길엔 여름의 땡볕을 개무시한채 열차안의 쾌적한 공기는 한잠 늘어지게 잠을 자면 딱 좋을 듯 싶다.

 

남춘천역에 내려 호반닭갈비에서 닭갈비를 먹고 주인장이 태워주시는 봉고를 타고 춘천시티투어에 나선다.

식사를 한 손님이 1인당 4000원을 추가하면 춘천투어를 시켜준다고 하니 참 좋은 아이디어이다.

차가 없으면 구경하기가 어려운데 다섯이 20,000이면 곳곳에 숨은 춘천을 보여준다니 횡재가 아닌가.

다른 일행이 4명이 있어서 9명이 봉고에 타니 숫자도 딱이다.

 

김유정문학촌을 시작으로 출발한 투어는 스카이워크라는 의암댐 맞은편에서 강물위로 긴 다리를 놓았다.

춘천에 자주 오가지만 이 길은 처음이다. 데크로 시작된 다리는 작은 봉우리를 넘어서까지 이어졌는데 중간쯤에 포토존이 있고 시간이 맞지 않으니 더 이상 가지 말라고 한다.  투명한 유리위를 걸어서 강 가운데로 들어가는 포토존엔 모두들 벌벌 떨면서도 잘도 들어가는데 난 아예 포기한다. 무섭다. 정말 무서워서 싫다. 그런곳엘 다녀오면 한달은 헛소리를 하고 잠에서 깨어나며 발이 저린다. 친구들의 잡아 끄는 손길에도 유혹당하지 않고 친구들을 기다린다.

스카이워크를 돌아서 박사마을과 강원화목원으로 향하는 길은 익히 알고 잇는 길이다.

박사들이 많이 배출되었다는 서면의 박사마을은 그냥 지나치고 강원화목원이라는 작은 식물원에 우리를 내려둔다.

30도를 넘어가는 7월의 햇살아래 물줄기를 품어내는 분수가 시원스러워 과감하게 들어가니 친구들이 너도나도 달려든다.

우리가 마치 인아가 된듯이 분수대 사이에서 사진을 찍으니 정말 즐겁다.(현숙이가 왔으면 우리 옷과 몸이 무사하지 못했으리라.)

식물원에 들어가 갖가지의 다육식물을 바라보고 화목원을 한바퀴 돌아보니 참 좋다.

짧게 주어진 시간이라 마음껏 누리고 즐기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기에 이 순간들이 더욱 소중한지도 모르겠다.       

 

식물원을 나와서 마지막으로 우리가 내린 곳은 소양강,

소양강 처녀 노래비가 세워졌고 누군가의 손끝 하나의 터치로 인해 갑자기 소양강처녀가 흘러나와 너도나도 흥겹게 따라 불러보는 재미짐도 누려본다.

누군가 먹다만 것 같은 생선 한마리의 이름이 뭐였더라?

짧은 코스의 투어를 마치고 춘천역에 내려지니 평내로 향하는 전철과 청춘열차가 우릴 기다린다.

청춘열차에서는 말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웬지몰르 위엄이 있어서 불편했기에 집으로 가는 길은 전철을 택한다.

요금도 청춘열차의 반도 되지 않고 냉방장치는 오히려 더 나은 듯 하다.

올라오는 길에 서로의 폰에 찍힌 사진들을 확인하며 웃고 떠들다보니 어느덧 평내호평역이다.

 

천마산입구의 두부만드는 집 '숨터'에서 진하고 고소한 콩국수를 먹고 평내광고에 와서 못다한 이야기를 짧게 하다보니 어느새 9시가 넘었다.

밤 12시가 되기전에 주어진 일을 다하고 파티에 참석할 자유를 주었던 팥쥐엄마차럼, 오늘 하지 못했던 일을 하라고 넘겨준 서방의 명령을 따르려니 어느새 10시가 넘었다.

그리고 오늘아침엔 7시 30분에 출근하여 어제 남은 숙제를 하느라 어제의 즐거움도 잊은채로 임무를 수행하기에 바빴다는 이야기다.

 

"친구들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고  자기들이 친구라는게 감사해~~♥"라고 아침부터 진한 사랑의 카톡을 보내는 경자의 그 마음이 우리 여섯의 마음이란 것을, 우리는 잘 안다.

 

사랑하는 내 친구들,

경자, 영숙, 정심, 현숙, 형임

사랑하고 축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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