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진
동네 어르신들(고개를 하늘향한 우리엄마)
경락이가 모셔온 엄마
단체줄넘기에서 37개로 1등한 21회 선배님들..
오늘 아침에 기상은 제대로 하셨을지..
27회 동문들... 젊고 이쁘구나야~~~
24회 김 병 진 23회 김 호 진
27회들의 깜짝쇼
한곡 뽑아제친 27회 이 현 숙 후배
미인이라서? 1절만 부르게 하더니 갑자기 2절까지 듣자고..
여기저기서 뛰어나와 이현숙을 응원하는 동문들.. (내 동생이라고 우리 동기들 모두 나왔나?)
나의 5학년 / 6학년 때의 교실
나는 중학생, 상미는 초등학생, 학교길에서 무척 이뻐했던 기억, 서로가 가지고 있다.
22회 이 정 수 (보현초등학교의 최고의 노래실력자) 가수는 저리가라~! 22회 김 순 란
정수의 세자매 훗날 한줌의 재가 되어 뿌려지고 싶은 곳.. 꿈을 꾸던 뒷산
해마다 봄이면 보현초등학교 총동문회가 보현초등학교에서 열린다.
내가 다닐적에는 500건아들이라며 자랑스럽게 외치며 보현산의 정기를 받고 태어난 어린이로서 이 나라가 필요한 일군이 될 것이라는 교육을 받았던 곳인데 이제는 전교생이 6명이다.
보현초등학교란 이름 대신에 자천초등학교 보현분교로 보현초등학교의 이름은 잃어버린채 근근히 분교로서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나마 폐교가 되지 않고 이렇게 유지되는 것은 총동창회의 끈질긴 관심과 모교에 대한 극진한 사랑 때문이 아닐까 싶어진다.
총동문회가 열리는 4월 마지막 주일이면 전국에 있는 동문들이 바쁜 시간을 쪼개어서 '보현'이라는 고향으로 몰려온다.
아직 시골에서 땅을 지키며 자식들을 위하여 고구마를 심고 감자를 캐고, 모내기를 하고 보리를 거둬들이며 굽은 허리를 하늘을 향하여 억지로 밀어올리는 부모님들이 계시기도 하고, 누구에 의한 것인지도 모를 전답들이 동문들의 이름으로 바뀌어도 가고
또 어느 집에서는 전답으로 인하여 의좋은 형제에서 철천지 웬수지간으로 바뀌어도 가는 고향,
천혜의 자연으로 인하여 보현산 천문대가 명성을 더해감에 따라 길가에 벚나무들이 줄을 잇고 구경조차 하지 못하고, 그게 뭔지도 모르는 마을어른들틈에서 그중 젊은 사람들이 펜션을 짓기도 하고, 콩이며 청국장이며 약초뿌리를 약재로 판매하기도 할 만치 세상으로 낯을 내미는 곳이기도 한 고향이다.
1년에 한번씩 수많은 갈등으로, 엄청난 죄책감으로 주일을 어기고 고향으로 가는 나는 예배시간전에 도착을 하면 내 모교회인 보현교회로 가서 예배를 드림으로 주일학생시절의 내 모습을 추억하기도 하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11시가 훌쩍 지나고 예배가 이미 기울어갈 시간이라 참석도 하지 못한채로 마음만을 드리고 말았다.
여전히 동서남북에서 환한 얼굴과 마음으로 찾아온 동문들,
물론 22회 친구들이 가장 반갑고 정답기만 하다. 그동안 보지 못한 친구들의 소식은 지난해에 이 세상에 있었던 친구가 하늘나라로 떠난 안타까운 사실과 병으로 누워있는 친구소식, 며느리를 들인다는 친구들의 소식들이 더해지고, 이제는 일년에 한번씩 볼 수 있는 친구들의 건재함이 감사로 여겨진다는 해숙이의 말에 우리는 공감할 수 밖에 없어진다.
열성적으로 동문회를 살피시던 윤수백 선배님의 빈 자리는 우리를 허전하게 만들고, 선배님들의 자리가 줄어듦을 확인하는 마음은 어쩐지 안타깝고 애닯기만 하다. 선배님들의 빈 자리를 채우려는 듯이 후배들의 적극적인 모습이 그런 우리마음을 봄바람처럼 유영하며 위로한다는 사실이 또한 다행스럽다.
나이를 떠나서 오로지 선후배만이 존재하는 동문회,
나 보다 나이가 많은 후배들이 수두룩하지만 나는 선배로서의 권리를 마음껏 누려보기도 한다.
그들은 내 나이를 모르지만 나는 그들의 나이를 알고 있음으로 느끼는 쾌재라니.. 오호~~ ㅋㅋ
시골에서는 8살은 기본이요 9살에 입학하는 아이들이 많았으므로 2년후배인 동생들의 동기에도 나랑 나이가 같은 후배들이 드문드문 끼여있음도 알고 한해 후배들은 거의가 나랑 같거나 많은 동문들도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물론 우리동기들 중 세살이 많은 언니 친구들이 셋이나 있지만 그들은 그저 동기일 뿐으로 큰소리로 이름을 불러도 괜찮다.
재경동문회 대표로 400 계주에 나가서 운동장 한바퀴를 돌았더니 22회 동기 친구들이 '진옥이 펄펄 난다'고 칭찬 일색이고
동기별 줄넘기에는 섭외한 MC까지 나를 불러내는걸 보니 역시 나는 건강미인이다. ㅋㅋ
이른아침 부지런을 떨어가며 다닌 산행이 헛것이 아니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나는 순간이니 이 또한 기쁘기만 하다.
새벽 5시반에 집을 출발하여 밤 12시에 집에 들어오니 아침 식사준비는 전무한 채 빈 부엌이 나를 기다린다.
쌀을 씻는데 주현이가 나와서 한마디 거든다.
"엄마, 내일아침 햇반먹으면 되는데 그냥 쉬어"라고...
그래도 아들이 있어서 나를 이해하고 걱정해주니 이 또한 행복이 아닌가.
아들의 한마디로 흐뭇해진 마음으로 나는 어른들을 위한 아침을 준비하며 선물처럼 찾아들 나의 내일을 기다린다.
그리고 오늘아침, 조금의 힘든 기색없이 당당하게 일어났고 출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