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좋아라!

수원 화성 걷기

여디디아 2012. 4. 24. 15:23

 

 

 

 

 

 

 

 

 

 

 

 

 

 

 

 

 

더디게 찾아온 봄은 꽃과 새순과 설레이는 마음을 가지고 찾아왔다.

여기저기 꽃 소식이 들리는가 싶더니 남양주에도 진달래가 지천으로 피고, 짧은 벚꽃이 우루르 소리를 흔들며 피어나기 시작했다.

봄꽃들의 축제가 한창인 날들,

올해부터 한달에 한번은 테마여행으로 떠나기로 하고 첫번째 여행지로 수원 화성을 잡았다.

 

금요일까지 멀쩡하던 날씨는 밤이되니 비가되어 내리고, 토요일 아침에도 여전히 비는 주룩주룩 내린다.

폭풍우가 아니면 우산을 들고서도 걸을 수가 있다는 늘사랑 산악회의 임상희 대장님의 말씀에 힘을 얻어

도시락을 챙기고 커피를 챙겨서 출발한 아침, 모두의 얼굴에 봄꽃보다 아름다운 미소가 가득하다.

 

수원에 도착하여 성안으로 입성하여 걷는 길은 고즈녁하다.

우리처럼 일찍 약속을 했던지, 비를 맞으며 우의를 걸치고 우산을 든 사람들과 학생들이 더러 눈에 보인다.

처음으로 구경하는 수원성, 돌담을 옆에 끼고 걷노라니 평화스럽기가 이를데 없다.

 

수원화성,

몇번을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를 반복한 화성,

길을 건너는데 지동장날이라고 한다.

그런데 얼마전에 있었던 중국인 오원춘의 잔혹한 살인사건이 있던 곳이 이곳이라고 하니 오싹해진다.

지동초교앞, 지동놀이터.. 두려움에 떨며 발악을 하던 여인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그 두려움과 무참함을 어떻게 견디었을까.

치를 떨게하던 살인이 바로 이곳에서 있었다니...

몇년전 화성살인 또한 얼마나 끔찍했던가 말이다.

모든 것을 덮으려는 듯이 장터는 어느 장터와 다름없고 무심하게 오가는 사람들 역시 봄날 하루쯤의 어느 때인듯 하다.

 

비는 여전하고 바람은 심하지만 여기저기 난분분히 흩어지는 벚꽃들은 신비한 아름다움을 가르치고

사람들의 무자비함과 잔인함과 무관심까지 덮으려는 듯하다.

경기도청에서 행사가 있나보다.

경기도에 속한 市에서 특산물을 진열하고 판매하는 곳이 보여 들렀더니 남양주시 박스는 보이지가 않는다.

평소 옥수수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이경자집사의 선두로 옥수수를 집어 들었는데... 비싸다.

언제부턴가 행사하는 곳은 집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훨씬 값이 비싼걸 알 수 있다.   

현지라서 싱싱하다느니,  신토불이라니..

그런것보다는 현장이라 싸고 맛있는 것을 먹을 수 있다면 어떤 행사이든 뜻이 깊을 것 같다.

 

비바람이 치는 누각에 서서 커피를 마시는 기분도 굿이다.

봄과 비와, 진달래와 커피를 좋아하는 나는 모든걸 한방에 날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봄을 음미하며 비를 느끼며 커피의 맛에 취하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 걷는 빗속의 수원 화성,

흩어지는 벚꽃앞에 겸손해지며 그깟 봄볕에 견디지 못하고 그새 시들어가는 개나리앞에 낮아짐을 본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합류한 곽남숙집사는 베란다앞에 심은 달래와 상추와 봄나물과 양념장을 만들어와 우리를 더욱 행복하게 만들었다.

입이 비쭉하게 나올 때까지 쌈을 먹고.. 서로를 마주보며 웃고..

그렇게 걸었던 수원 화성,

이제는 아름다운 소식만 전해졌으면 좋겠다.

모든 범죄가 이 봄속에 부끄럽게 스밈으로 범죄없는 수원이 되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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