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모습이대로..

바다마을 생 아구촌

여디디아 2011. 12. 21. 13:54

 

 

 

 

 

 

 

 

 

 

 

 

 

 

 

 

 

 

 

 

 

 

 

 

 지난 가을부터 엄마를 뵈러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서도 이런저런 이유로 미루기만 했었다.

12월이면 시아버님 생신, 엄마생신, 결혼기념일, 성탄절 등등 정신없이 바쁘기만 한 날들이지만 이번엔 꼭 한번 다녀와야겠단 다짐을 하고 토요일 오후에 영천으로 향했다.

 

지독한 독감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신랑에게는 미안했지만 이번에 못가면 또 언제갈려는지 장담할 수 없어서 늦은 길을 나섰다.

오후에 도착을 하여 저녁을 먹은후, 바로 돌아오리라는 계획을 하고 영천에 도착을 하니 엄마가 추운 날씨에도 밖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계셨다고 한다.

 

영천역앞에서 고종사촌 동생 영수가 아구촌을 한다고 오빠가 거기서 만나자고 했다.

어릴적부터 고모를 닮아 예쁘고 귀엽던 영수, 활발한 우리식구에 비하여 고모네 아들들은 조용하고 얌전했다.

아직도 초등학생의 모습으로 기억하는데 어느새 40대가 되었다니... 놀란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처음보는 영수의 아내도 우리를 반가이 맞으며 편안하게 쉬고 주무시고 가라며 끌어앉힌다.

아무리 동생이지만 음식은 먹은 후 값을 지불하고 가리라 여기며 아구찜을 주문했다.

 

아구찜이 나오는가 싶더니 아구수육이라며 살아있는 아구를 잡아서 수육으로 만들어 낸다.

콩나물을 깔고 양파를 썰어넣고 반으로 자른 아구를 그대로 올려놓으니 내장까지 그대로다.

살아있는 아구를 펼쳐놓은 듯하다.

내장을 먹으니 비린맛도 없고 고소하고 매끈하다.

정말이지 입에 착착 달라붙는 맛이 일품이다.

가격표를 보니 가격은 서울보다 아구찜값이 훨씬 싸다.

아구수육은 좀 비싼값이지만 비싸다는 생각은 전혀 없다.

매콤한 아구찜에 비해 깔끔하고 정갈한 맛과 아구 특유의 맛이 그대로 살아있다.

아구수육까지 먹고나니 아구지리탕이 나온다.

무우를 넣고 콩나물을 넣고 아구를 넣고 끓인 맛은 시원하고 담백하여 답답한 속을 풀어놓기에 안성맞춤이다.

 

토요일이라 밤에 올라가야 주일예배에 지장이 없음을 잊지 않고 있음으로 좋은 음식에 즐겨찾기를 하지 못하니 남자들이 허허로운가보다.

'한잔하고 내일 새벽에 출발하자'는 남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니 세명의 남자가 활기를 띤다.

즐겨찾기가 나오더니 이슬이 나오고 처음처럼이 나오고..

쌓여가는 이슬들과 처음처럼의 마음이 점점 흥에겨워지는가 했더니 과메기까지 등장하고 대구에서 횟집을 하는 장락이가 광어회까지 오빠편으로 보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젓가락을 놓지 않고 먹어대는 모습이 정말 신기하기까지 하다. ㅋㅋ

 

2차로 노래방까지 휘젓고 돌아오니 어느새 다음날이다.

잠시 눈을 붙이고 떠나기로 하고 잠을 청하는데 영수가 말한다.

'누나 조금이라도 돈을 내놓고가면 안된다. 가족이니까 즐겁게 식사하고 다음에 만나자. 만약 돈을 휴지통이나 어디에 숨겨놓으면 돈을 불사르겠다'는 야무진 협박앞에 염치없이 지갑을 열지 않은채로 나오고 말았다.

돌아 오는 내내 어린줄 알았던 영수가 고맙고,  가족이란 이유로 모든것을 주고싶어하는 따뜻한 마음에 감격했다.

처음보는 누나들을 예의바르게 대접하며 인사를 잊지 않던 올케도 어찌나 고마운지..

 

고마운 마음을 잊지 않기위해 어제 동생과 함께 영수부부의 티셔츠를 사고, 명함 2000장을 만들어 오늘 우체국 택배로 보냈다.

영수의 마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만 우리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 싶어서이다.

 

 

 

혹시 영천에 가시거든 영천역앞 '바다마을 생 아구촌'에 들리셔서 아구수육과 지리와 아구찜을 드셔보세요.

참, 제가 소개했다고 하면 더 푸짐하게 대접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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