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순태와 새신랑 오경진 군
순태와 진옥이
태조와 순태와 진옥
박태조 오경열 최원수 박숙자 이진옥
멀리서 온 22회 우리친구들
예식 후 손님들께 인사하는 신혼부부와 시어머니..
26회(?) 최운석과 누나 순태
2011년 11월 6일 낮 12시 청주시 흥덕구 장암동 아름다운웨딩홀 1층 민들레홀
"무슨 일이 있어도 네 아들 결혼식에는 꼭 갈께"라고 약속했었다.
매년 4월 보현초등학교에서 열리는 총동창회에서 그나마 잊혀지지 않을만치 얼굴을 마주한 친구이다.
가끔 통화를 하면서도 "네 아들 애인있니?"라며 안부를 묻곤하는데 그때마다 "아직~"이라던 친구엿다.
갑자기 받은 문자는 나를 어리둥절하게 하고 한켠 당황스럽게도 했다.
늦은 가을비가 내리는 주일아침, 혼자서도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거리인데도 운전하는 내가 못미더운지,
나를 태워갈 마티즈가 못미더운지, 아님 이참에 주일예배 한번 빠지겠다는 마음인지...
어쨌든 운전기사가 되어주겠다는 옆지기의 스포티지를 얻어타고 나서는 길은 여행길이다.
빈속으로 출발한 아침이고, 가을비가 내리는 아침이고, 넉넉한 시간이기도 하여 휴게소에 들러 커피도 마시고 가래떡도 먹으며
빈둥거리다가 포항에서 오는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니 비슷한 시간에 도착을 하겠단다.
500미터앞에서도 서로를 한번에 척~ 알아보는 것이 신기하다는 원수의 말처럼, 이쁘장한 예식장 입구에서 두리번거리니
이미 도착한 태조가 나를 향하여 손짓을 한다.
50이 넘은 나이임에도, 신부 친구가 아닌 시어미니 친구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도 계집아이들이다.
두드리고 때리고, 비틀고, 그것도 모자라 껴안으며 반가워하다보니 노란 한복을 입은 키 작은 순태가 곱게 화장을 하고 시어머니의 자리에 우뚝 서 있다.
대견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어쩐지 쓸쓸하기도 하여 마음이 글썽인다.
함께 사진을 찍으며 마음껏 축복하며 새신랑의 등을 두드린다.
울산에서 출발하여 포항에서 경열이와 태조를 태우고, 안강에서 숙자를 태우고 먼 길을 달려온 원수가 고맙다.
초등학교 4학년, 처음으로 남자와 여자가 함께 앉았던 책상에서 짖궂은 남자들은 책상에다 금을 긋고
"조금이라도 넘어오면 죽인다"며 여자애들을 협박했고, 하찮은 일로도 때리고 밀침으로 울음소리가 거의 그치지 않앗던 날들에도
내 짝꿍인 원수는 책상에 금을 긋지도 않았고 단 한번도 내게 욕을 한적도 없었다.
학교에서 300미터 거리에 오빠와 아버지가 호랑이처럼 앉아계시지 않았더라도 원수는 착했다. 지금도 그때처럼 착하다.
내려가는 길에도 여전히 친구들을 모셔다 주고 울산까지 간 원수,
정말 미안하고 고맙고 또한 반가웟다.(원수야, 이 글 보면 내 마음을 알거야~~)
후배 운석이가 나를 아는체 한다.
"누님은 변함없으시네요, 저는 알아보겠는데요~" 라고 하는데
정말이지 나는 도무지 알아볼 수가 없다. 그렇게 변했다. 귀엽고 야무지던 운석이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혼주의 자리에 늠름히 앉아있는 운석이가 또한 고맙고 든든하다.
예식중에도 여전히 비는 내리고 예식이 끝나고 돌아갈 시간까지 내린다.
오랫만에 만난 귀한 친구들과 아쉽게 이별을 하고 돌아서는 길에는 여전히 가을비가,
아들을 여의는 순태의 마음에도, 그런 친구를 바라보는 우리들 마음도 위로하는 듯 하다.
사랑하는 친구들,
어디에 있더라도 건강하기를... 좋은 소식이 오가기를 바래며 진옥이가 쓴다.
예식장이 예뻐서 찰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