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한번 있는 자유의 날..
15년이 되었어도 마음대로 결근한번 할 수 없는 것이 직장이고
마음놓고 여행한번 할 수 없는 것이 샐러리맨이다.
고르고 고른 날이 비와 태풍이 나와 함께 하는 여름휴가,
몇년전부터 식구들끼리 부은 적금이 천만원을 향하여 할딱거리지만 어느한번 우렁차게 뭉치질 못해
이번엔 참여할 수 있는 팀만으로 뭉치기로 했다.
결국 영천에 계시는 큰오빠와 조치원에 있는 동생 진숙이네가 함께하지 못해서 아쉬움이 있지만
남은 다섯가족이 1박2일동안 엉크러지고 어우러지고 가끔 헝클어진 서랍처럼 의견이 헝클어지기도 하며 골고루의 음식을 먹으며 가족간의 우애를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제헌절에 모셔온 엄마가 계셔서 쉽게 모여진 자리,
너무나 연로하여 기진맥진한 엄마의 모습이 안타깝고 그런 엄마를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마음이 자식의 자리임을 생각하며 흐르는 세월이 야속하기만 하다.
금요일, 담양에서 올라오는 길에 집에도 들리지 않은채 토요일 가족모임을 위한 자리를 예약하기 위해 수동으로 향했다.
1박을 하기엔 이미 방들이 만원사례를 이루었기에 결국 청개구리 민박집에서 하루를 놀다오기로 결정하고 예약을 마쳤다.
길게 펼쳐진 방갈로, 냇가에 펼쳐진 돗자리와 나무그늘이 만들어내는 시원한 자리,
그런데 이게 무슨 일?? 잠자리에 들었더니 비가 퍼붓기 시작한다.
'내일 아침이면 그치겠지'라는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는 듯 아침이 되었지만 햇님은 보이질 않고 굵은 빗방울만 우렁우렁 내리고 있다.
그러나 이미 놀기로 작정한 몸과 마음은 비 따윈 개의치 않는다.
15명의 가족이 봉고와 카렌스에 나누어 탑승한채 농협에 들러 수박이며 음료수며 커피며 종이컵이며, 부스럭거리는 과자까지 준비한채 수동을 향하여 출발, 이른아침의 출발이라 해장국집에서 해장국 한그릇씩 가볍게 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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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었지만 비는 여전하다.
오랫만에 가족들이 모여서 동양화 공부를 하기로 합의, 큰형부와 작은 형부, 오빠와 신랑, 작은언니, 나, 현숙.. 일곱명이 모여서 화투짝 맞추기를 했다.
네장을 먼저 맞춘 사람이 손을 들어 표시를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재빨리 손을 갖다 댄다.
이때 행동이 잽싸야 손이 아래로 들어가고 맞을 확륭이 적기 때문에 불꽃이 튀길 수 밖에 없다.
소리를 질러대어 꺽꺽 쉰소리를 내는 현숙, 가장 늦은 동작으로 손을 혹사당하는 형부, 그런 형부가 안쓰럽다며 게임에서 빠지라는 작은 언니, 두꺼비 같이 큰손을 가진 큰형부가 일등을 하면 우리는 벌벌 떨어야 하고 작은 오빠는 일등만 하기만 하면 주먹으로 때리니, 손을 펴서 때리니, 왼손으로 때리니.. 별르기만 하고...
화투에는 재능이 꽝인 내가 어쩐 일인지 일등을 자주 했다. 맨마지막엔 모두가 피하는 바람에 내 손바닥이 갈라지는 통증을 느끼기도 했지만...
주일오후, 모두가 모여서 한잠씩 늘어지는 시간에 여자 다섯이서 찜질방에 갔다.
샤워를 하고 손을 내밀었는데 어젯밤에 게임에 열중했던 작은언니와 나, 현숙이의 손등에 퍼런 멍들이 하나씩 들어있다. 오빠와 형부들에게 맞아서 그렇노라고.. ㅋㅋ
짧은 시간이지만 즐거웠던 가족들간의 시간,
내년에 다시 만날 때까지 모두가 무탈했으면, 모두가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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