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주현이의 편지

여디디아 2005. 4. 19. 10:44

언제부턴가 집에가면 우편함을 가장 먼저 열어본다.

하긴 예전에도 그랬지만 간절함으로 우편함을 들여다 본것은 주현이의 입대후 부터이다.

어제는 모처럼 녀석의 익숙한 글씨가 씌여진 봉투가 나를 반긴다.

수신자는 김세현이라고 되어있다.

세현이가 학교에서 오려면 몇시간이 있어야 하기에 집에까지 가지 못하고 엘리베이터에서 편지를 뜯었다.

편지를 뜯는순간 툭!!하고 무언가 바닥으로 떨어진다.

아뿔싸!!

작은 비닐봉지안에 색색의 별모양의 사탕이 들어있고 천원짜리 지폐 한장이 달랑 떨어져 있질 않은가.

얼른 편지를 읽어보니 16일 세현이의 생일을 축하한다는 편지이다.

4월9일에 쓴 편지인데 아무래도 16일에 도착하지 못하리란 염려와 함께 그렇더라도 생일을 축하한다는 형의 마음이 사탕과 돈 1000원과 함께 들어있다. '용돈써라 ㅋ'과 함께..

다행히 우리집 아이들은 생일이나 기념일을 한번도 그냥 넘어가질 않는다. 

어렸을적부터 습관을 들여놓은  잘난(?)  엄마 덕분이겠지만..ㅋㅋ

틀림없이 생일날에도 밤늦도록 공부햇을거라며, 그런 날은 좀 놀아줘야 한다고..

군대에서 하루는 사회에서 1주일과 같이 시간이 흐른다고..

민간인이 그립다며 투덜대는 녀석의 편지를 보고 이제야 마음편히 웃어본다.

군대에서 별사탕은 고급아이템이라는 형의 말에 세현이는 별 사탕이 건빵속에 있다는 사실도  모른채 이쁘게 생긴 사탕이라며 웃는다.

이제 20일이 지났는데 언제 곱하기 5를 해서 휴가가느냐고 푸념섞인 한탄도 겸하고..

군대에서 동생의 생일을 축하하는 녀석의 마음이 기특하다.

아무래도 16일엔 마음이 허전하고 우리집에 켜질 케익의 촛농이 그리웠을게다.

아무려나,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을..

굳세고 당당한 대한의 남아가 되기를 바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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