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릴 수록 이쁜 내 얼굴
펄 랑 못
비양도의 모습
비양오름에서 바라본 제주
물질을준비하는 해녀들
코끼리바위
애기 업은 바위
호돌이식당 보말칼국수와 보말죽(1인분 10,000원)
비양도 올레 Coffee의 한라봉차(싱겁다) 3,500원
윗세오름에서 내려와 방주교회를 구경하고 하나로마트에서 제주흑돼지고기를 구입해 숙소에서 영기씨가 가져온 고사리와 함께 영기씨가 구워주는 흑돼지를 배불리 먹고나니 몸은 시간과 함께 불어난다.
저녁식사 후에 '오름오름'을 출간한 썬님을 잠시 만나서 반가움을 나누려는데 카페는 이미 문을 닫았고 흑돼지와 함께 마신 한라봉 막걸리 한 잔은 스스로 몸을 지탱하기가 힘겹다. ㅋㅋ
도란거리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귓등으로 흘리며 가장 빠르게 잠 속으로 스미어 들었다.
그리고 친구들이 한잠을 자는 새벽에 일어나 부시럭거림으로 모두를 깨우고 말았다. ㅉㅉ
오늘의 목적지는 비양도이다.
1년 전에 왔던 비양도는 일상에서 지칠 때마다 떠오르게 하고 위로했던 곳이다.
언제든지 달려와 맑은 바닷물에 나를 풍덩 빠트리고 싶었고 길게 이어지는 오붓한 길 위에 까만 속내를 풀어내고 싶었던 곳이다.
지난번에는 비양도 전망대와 오름을 구경하지 못했기에 이번엔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 것도 당연한 일이다.
1년 전 비양도보다 세련되었다는 것은, 펄랑못이 완전하게 꾸미어져 데크로 된 길이 길에 이어졌고 정자도 산뜻하게 지어졌고 포토존까지 완벽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제주도 쓰레기문제로 골치가 아프다는 영기씨의 말처럼 비양도 바다속에는 쓰레기가 둥둥 떠다님으로 뜰채가 있으면 건져내고 싶었고, 곳곳에 쌓인 쓰레기를 볼 때는 마음이 불편하기만 했다.
바닷속 바위에 둘러 붙었던 보말을 기어코 다리를 걷고 들어가서 잡던 1년 전과 달리, 바위에 붙은 보말을 보면서도 선뜻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일지 않는 것은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관광객들도 많아져 작은 배는 큰 관광배로 바뀌어져 있고. 선실 가득히 사람들이 붐빌 정도로 많아졌다.
비양도를 돌아보다가 비양오름 전망대를 향하여 방향을 틀었다.
별로 높지는 않지만 경사가 심해서 비싼 다리를 가진 영순집사는 스틱으로 다리를 보호하고, 대책없는 우리는 두 손으로 짚어가며 정상을 향하여 오른다.
대나무 숲이 우거진 곳을 지나자 갯무꽃과 들꽃들이 오솔길을 감싸고 있어 우리의 기분을 들뜨게 하고, 방목한 염소들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넷이서 한마리를 메고올까 궁리도 해본다. 그리고 함께 교도소에서 나란히 앉은 모습을 그려보니 그것마져 즐거우니 이 무슨 허영과 교만이란 말인가!!
비양도에 올라 분화구를 바라보며 친구들에게 잘난체를 하며 설명을 해준다. 우와~~(썬님 덕분이다).
오름분화구를 한바퀴 돌아서 내려오니 꽤 힘든 코스이다. 물론 나는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비양도 정상에서 바라본 제주도는 전쟁은 생각할 수 없고 아픔은 남의 일인 듯하고 그저 아름답고 평화롭다.
해서, 외형만으로 판단하면 안된다는 진리이다.
2시간이면 충분할 비양도를 5시간 동안 놀멍쉬멍걸으멍 하니 여유롭다.
호돌이식당에서 보말죽과 그새 수제비에서 칼국수로 바뀐 보말칼국수 4인분을 먹은 후 수저를 놓지 못하는 우리를 눈치챈 총무를 맡은 경자집사가 얼른 보말죽 한그릇을 추가한다.
그제서야 얼굴이 활짝 펴지는 것을 보니 보말죽의 위력을 실감한다. ㅋㅋ
한라산이 던져져서 비양도가 되었다는 것처럼
이쁘고 평화로운 비양도,
세련되지 말고 손상되지 않고 누군가의 손에서 쓰레기가 버려지지 않고
한마음으로 아끼고 섬겨지는 작은 섬으로 남아주면 참 좋겠다.
다시 찾고픈 비양도,
내 마음을 내려놓게 하는 곳, 언제 어느 때나 내 마음을 받아줄 것 같은 아름다운 섬 비양도,
함께한 친구들의 마음에도 그런 마음이 들었으면 참 좋겠다는 욕심을 부려보며 멀어져가는 비양도를 눈에 담는다.
'기행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청안이씨 제주에 뜨다 / 거문오름 보롬왓 (0) | 2018.06.26 |
---|---|
우리 날자~ 은희 영순 경자 진옥 (0) | 2018.06.01 |
우리 날자~ 은희 영순 경자 진옥 (0) | 2018.05.31 |
4월의 제주 - 제주곶자왈도립공원(대정곶자왈) (0) | 2018.04.18 |
4월의 제주 - 산방산, 수월봉 (0) | 2018.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