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통영 지심도

여디디아 2012. 5. 24. 13:01

 

 

 

 10년전을 기억하며 찾은 함양휴게소, 여전히 예쁘다.

 

 

 공룡휴게소(고성)

 

 

 멍게비빔밥과 미역국

 바람의 언덕

 

 신선대

 지심도를 가기 위해 들른 터미널, 헤맸다.

 

 

 

 

 

 

 

 

 

 

 

 

 

 

 

 

 

 

 

 

 

 

 

 

 

 

 

 

 

 

 

 

 

 

 

 

 

 

 

 

 지심도를 걷다가 만난 고향친구이자 후배인 정영숙

 

여행...

따분한 날들이 이어지면 '변화'를 꿈꾼다.

하지만 '변화'를 위해서 수반되는 과정들이 수월찮다.

사업이랍시고 작은 사무실을 운영하다보니, 정말 하루도 마음놓고 문을 닫아둔채 다녀올 수가 없다.

직장생활을 할 때는 살금살금 여기저기 여행도 많이 했는데,

꼴랑,

사업이랍시고 시작한뒤로는 여행은 뒷전이고 그나마 다녀오는 곳이란 몇시간만에 해결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어린이 새생명축제라서 주일오전예배가 자유롭다는 사실을 인지한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지심도'였다.

강호동이 진행하던 1박2일에서의 지심도의 기억이 워낙 강렬하여 꼭한번 가봐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기 때문인지,

하루종일 남편과 함께 일을 하며 짜증은 물론이요, 분노와 신경질과 모든 불만과 불평들이 난무하여

나 조차도 나를 감당하지 못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을 때,

나는 '변화'가 필요했고 지심도를 가야겠다는 떠미는 듯한, 지심도가 나를 끌어들이는 듯한 힘을 느꼈다.

 

토요일 새벽에 일어나는데로 떠나자고 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수학여행을 꿈꾸었을까.

눈을 뜨니 새벽3시, 다시 한잠을 자고 눈을 뜨니 새벽 4시 정각이다.

세수를 마치고 준비 해둔 짐을 챙기고 출발하는 시간은 4시 40분,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오랫만에 새벽길을 달리는 기분이 오월의 화려함만치 마음이 화려하다.

 

춘천고속도로에서 중부고속도로를 옮겨앉고, 중부에서 다시 경부로 옮기고, 다시 대전에서 통영으로 향하는 고속도로에 옮겨앉으니

마음이 날아갈 듯하다.

긴 시간 운전으로 피곤할 것 같아서 인삼랜드에서 공룡휴게소까지는 내가 운전을 한다.

거짓말 보태서 100미터 간격으로 걸려있는 카메라는 속도를 즐기는 남자들보다는 안전을 우선시하는 여자들이 운전하는 것이 좋은 듯하다.

 

통영에 도착을 하니 오전 9시30분,

지도상으로 청마 유치환님의 기념관이 가장 가까워 청마기념관을 둘러보고 지나는 길에 바람의 언덕과 신선대를 들렀지만

미어터지는 사람들과 차량 때문에 사진으로 대신하고 눈으로만 대신했다.

그리고 달려간 동백섬 지심도,

여객선터미널을 찾느라 세 곳이나 들른 헛수고까지 했어야 했다.

 

눈앞에서 지심도를 향한 배가 떠나는 것을 보고 속이 상했지만 단체손님들이 도착을 해서 기다리지 않고 배를 탈 수 있었다.

TV에서 보던 지심도,

작고 아늑하지만 동백나무로 둘러싸인 지심도의 길들이 얼마나 아기자기하고 이쁜지,

눈만 돌리면 푸른바다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바닷가에서만 자생하는 풀들이 반짝이며 윤기를 흘리고 있다.  

어디서나 마찬가지로 단체손님으로 오신 분들은 배를 탄 순간부터 술을 마시고, 항구에 내려서도 술을 마시고, 

섬을 걸으면서도 마시고 소리지르는 행패를 부려 눈쌀을 찌푸리게 만든다.

 

몇 안되는 가정들은 민박을 하고, 민박손님을 위해 개조한 경운기로 짐을 실어 나른다.

곳곳에 대나무가 자라고 작은 밭도 가꾸어져 있지만 마을주민들의 생계는 바다에서 고기를 잡고, 민박손님들을 상대로 이어가는 듯하다.

섬 곳곳을 돌며 사진을 찍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꿈에도 그리던 지심도를 걷고 또 걸었다.

섬을 한바퀴 돌고 선착장으로 내려오는 길,

나도 모르게 고개가 휙 돌아가고 입에서는 "철순아"라는 말이 급하게 튀어나온다.

고향 후배인 철순이가 대구에서 회사 직원들과 함께 여행을 왔다는 것이며, 이렇게 먼 곳에서 만낫다는 우연이 신기해 둘이서 팔짝팔짝 뛰어도 본다.

우리의 모습을 본 남편과 대구에서 온 영숙이 직원들이 더욱 신기해하는 모습이라니..

 

지심도,

작은 평화가 머무는 곳,

그림같은 바다가 있고, 생명의 존엄성을 대신해주는 나무들이 있고,  신기한 우연까지 만들어준 섬,

아름다운 지심도가 생활에 찌든 나의 속과 겉은 말갛게 씻겨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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