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그대와...

소풍

여디디아 2007. 5. 30. 13:40

 

빨간장미가 덩쿨을 이루며 날마다 꽃송이의 숫자를 더해가는 날들,

계절의 여왕인 오월도 어느새 내일로 마무리를 하고 여름의 시작인 유월을 재촉한다.

직장과 가정과 교회와의 삶의 터전들,

날마다의 생활이 지루할 때면 가끔씩 여행을 떠나고도 싶다.

매여진 생활과 묶여진 시간들을 이유로 어느 한번 마음껏 떠날 수 없는 현실을 인정하며

내가 감당할 만치의 모든 일상들과 이웃들과 가족들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날들이다.

고2가 된 준경이가 만리포로 수련회를 떠난다고 몇일 전부터 준비하느라 법석이었다.

김밥재료를 준비하는 동생에게 은근히 압력을 불어넣어 모처럼 우리가족도 아침부터 김밥으로

배를 채웠다. 동생이 형부 점심도시락까지 야무지게 준비해왔다. 

도시락을 가지고 출근하는 동생과 나,

둘이서 뒷산에 올라 소풍나온 여학생들의 기분을 느끼며 점심을 먹기로 약속했다.

오솔길을 따라 걸어 작은 공터에 자리를 잡고 준비해온 도시락을 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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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모습처럼 김밥도 이쁘게 만들고 나누는 이야기들도 이쁘다.

봄꽃들의 속살거림도 좋고 푸르른 나무들의 키큼도 좋다.

야들야들한 모습으로 불어오는 바람의 소리도 듣기 좋았고

나무를 타고 오르내리는 다람쥐의 모습도 자유로왔다.

청설모가 나뭇가지를 깎아내리는 소리에 후두둑 놀라기도 하지만 재빨리 모습을 감추는 날짐승의 날렵함이 어쩐지 자유롭다.

회사직원들을 미룬채 둘이서만 오붓한 시간을 가져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피는 물보다 진하고 진한 것을...

자유롭게 주어진 한시간은 마치 10분인듯이 지나고 오월의 햇살을 받으며 우린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 여상한 모습으로 각자에게 맡겨진 일에 충실한 오후를 보낸다.

이것이 살아있는 것이 아닌가.

 

 

 더불어 살아가는 것,

참 귀하고도 감사한 일이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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