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댐 물속에 비친 벚꽃
물속에 비친 벚꽃
물속에 비친 벚꽃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다행한 일이며 행복한 일인가.
네모지고 정확한 이기심이 누구랄 것도 없이 나로부터 시작되는건 물질이 지배하는 세상을 버티기 위한 방편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느날 노숙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함과 날마다 증가하는 실업자의 숫자가 결코 남의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는 탓인지도 모르겠다.
때늦은 봄날은 봄꽃이 피지도 못한채 여름으로 옮겨갈까봐 두려웠고, 서늘한 날씨속에서도 묵묵히 피어준 봄꽃이 고마웠고 때를 따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하여 우리의 영혼을 회복시키시며 게으른 자신을 바지런하게 만들어가는 법을 알게해 주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봄바람이 여심을 흔들던 날에, 누군가의 입에서 쑥을 캐러가자는 말이 나왔을테고, 아직은 쑥이 어리다는 이유로 일주일 후에 충주로 떠나자는 약속을 하며, 사흘간의 부흥회를 은혜중에 마치며 다시금 회복하는 우리의 신앙에 기뻐하며 비가 그친 아침에 설레이는 마음으로 약속된 장소에 정확하게 나오신 권사님들과 집사님들..
라디오에서 흐르는 음악은 배경음악도 되지 못한채로 우리의 웃음소리는 그저 높았고 그저 즐거웠다.
중부고속도로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다시 중부내륙으로 갈아탄 우리를 위하여 운전자인 이경자집사가 감곡IC에서 국도로 다시 갈아탄 것은 가금면 길에 가득하게 심기어진 벚꽃을 우리에게 보여주기 위한 배려이다.
환하게 피어난 벚꽃을 보며 쳐진 볼살과 늘어난 주름도 잊은채로 다시 아리따운 십대의 소녀로 돌아간 우리의 입에서 쏟아지는 탄성은 역시 소녀들의 목소리와 마음이다.
분홍의 벚꽃과 백색의 벚꽃이 조화를 이루고 하루라도 늦었으면 황홀한 아름다움을 놓칠뻔 했노라고 넌지시 말을 건네며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벚꽃을 바라보니 마음속에 묻었던 감정의 찌끼가 덧없이 사라진다.
불편했던 마음도, 서먹했던 가슴도 온전한 마음으로 회복됨이 감사할 뿐이다.
경자집사의 밭에 도착한 우리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바구니를 받아든채로 밭둑에 쪼그리고 앉아 생산적인 일을 시작한다. 쑥을 캐고, 돌나물을 뜯고 간(肝)에 그만이라는 민들레와 미나리를 한줌이라도 더 움켜잡기 위하여 시간이 지나는 줄도 모르고, 배가 고픈줄도 모르고 정말 열심히 캔다. 운동화와 장화 가득한 진흙을 털어내는 손길은 섬김의 손길이다.
서로의 신발을 씻겨주는 손길을 바라보며 사랑이 이런거구나... 배우게 된다.
충주로 돌아와 낭띠타운이라는 오리구이 전문점에서 정신없이 식사를 하는데 어느새 유 숙권사님께서 계산을 하셨다.
"이범정목사님께서 경자에게 맡기지 말고 당신이 계산해요!!" 라고 하셨다니 감사할 뿐이다.
처음으로 맛보는 흑마늘 소스와 고추장 소스를 끼얹은 오리구이도 맛잇었고, 자줏빛으로 만들어진 장아찌와 샐러드, 그리고 들깨수제비도 별미중의 하나였다.
연수동 힐스테이트아파트에서 경자집사의 시어머님이 내어주신 카스테라와 쥬스를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양경선집사님이 충주댐의 늘어진 벚꽃을 보여주신다고 하심으로 충주댐으로 향했다.
훠이훠이 늘어진 벚꽃을 바라보고 물 속에 비친 벚꽃과 나무들을 바라보고 물위에 떠있는 벚꽃잎의 하얀잎을 바라보며 다시금 꾀꼬리같은 소리로 감탄을 하며 그에맞는 행동으로 찰진 옥수수를 하나씩 물고 꽃구경을 하는 마음은 이미 행복만땅이다.
돌아오는 길엔 이천휴게소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건강한 몸으로 좋은 이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머잖은 날에 다시 여행을 하자는 기약없는 약속을 한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혼자가 아니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사실이 안심이 되는 그런 봄날이다.